기묘한, 同시대 동명이인인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얼마 전, 윤웅렬-윤치호 父子 문제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홈페이지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특이한 경험 하나가 또 기억이 나서 적어봅니다.


아마도 블로그 개설 이전인 올해 1~2월쯤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독립운동가 중에 신석우(申錫雨, 1894~1953)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요즘 국방부 불온서적으로 찍힌'(ㅡㅡ;)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史』 2권에서 그의 이름을 처음 접해보았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이하 임정)의 교통총장을 지냈고, 친일파 송병준이 경영하던 조선일보를 인수하여 이상재를 사장으로 추대, 자신은 부사장에 취임하여 신문사를 발전시키고 독립운동계열의 신문으로 전환시켰던 인물입니다. 즉 언론史에서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그도 경영난에 빠지면서 광산으로 떼돈을 번 방응모에게 조선일보사를 넘기게 됩니다만...


다시 돌아와서...

그런데... 올해 1~2월쯤 역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홈페이지의 자료들을 보던 중이었는데(현 정부가 없애버린다는 이야기도 있고 해서 자료 갈무리 중.ㅡㅡ;)... 2007년도 조사보고서의 친일반민족행위 195명 가운데...


어라? 신석우(申錫雨)가!!! 정치 부문의 중추원에 그의 이름이 있더군요. 漢字까지 똑같아서... 순간 놀랐습니다. 신석우도 친일파로 돌아섰나...?


홈페이지의 신석우 자료를 읽어보면서 겨우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1869~1942)는 주로 건축과 관련된 일제 협력 전적을 가졌는데,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역임한 인물로 독립운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동명이인이라면 임정의 부주석을 지낸 우사 김규식(尤史 金奎植, 1881~1950)과 무장투쟁가인 노은 김규식(蘆隱 金圭植, 1880~1931)의 경우도 있습니다만... 漢字가 다르니 구분이 가능하지만, 신석우의 경우는 漢字마저 똑같아서 처음에는 설마 그런 동명이인도 있을까 싶었습니다.


게다가 시대가 다른 동명이인의 사례도 간간히 발견됩니다만... 同시대, 漢字마저도 같은 동명이인, 그것도 행적이 독립운동과 친일이라는 극과 극을 달린 인물을 보고 참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했습니다. 둘은 서로에 대해 알았을까요? 독립운동가 신석우의 경우에는 임정 교통총장을 지냈으니 비교적 유명했겠지만, 친일파 신석우는 그닥 유명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록 친일파 신석우는 자주 볼 일은 없겠지만... 독립운동가 신석우와 친일파 신석우, 정확히 구분해야겠습니다.


덧. 참고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의 창안자가 바로 독립운동가 신석우입니다.
그를 비롯한 당시 조선일보계는 국내 최대 민족 단체인 신간회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by 두막루 | 2008/08/23 12:41 | 근·현대사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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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耿君 at 2008/08/23 14:49
흑룡회 명단 조사하면서 제일 조심스러웠던 것이 바로 저런 동명이인이었습니다. 물론 신석우 선생과 같은 예는 드물었습니다. 제가 본 경우라면 동명이인인 야구선수나, 대학교수, 성형외과 의사 같은거 -_-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8/23 15:42
그랬군요..확실히 근대사 이후로는 동명이인의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워낙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잠시나마 신석우 선생을 친일파라고 의심(?)했던 것에 대해 그분께 죄송스런 마음도 든다는...ㅡㅡ;

말씀처럼 유명한 이름들 중에는 동명이인인 각종 직업인들이 보이더군요. ㅎㅎ
Commented by 解明 at 2008/08/24 10:42
아, 그때 <조선일보>가 제대로 돌아가기만 했다면.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8/24 11:38
반갑습니다. 신석우도 거의 전 재산을 쏟았는데 큰 성과는 없고 오히려 경영난에 이르렀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겠죠.
말씀처럼 게다가 내분도 있었던 것이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만...
그나마 방응모가 친일로 빠지지만 않았다면... 하는 되지도 않는 가정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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