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교과서 고치기에 대한 단상.

근래에 꼬깔님께서 과학 교과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신 글을 보았다. 교과서는 학계의 정설을 우선적으로 담게 되어있는데,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도 틀렸을 정도인 것을 보면 굉장히 심각한 일이다. 이외에도 과학 교과서는 신문에 몇 차례에 걸쳐서 고칠 필요성이 있다는 기사가 올라온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과학 교과서에만 있지는 않다. (필자의 관심 분야인 관계로;;) 역사 내지 사회 교과서를 들여다보면 역시 문제가 만만치 않다.


이쯤 되면 역사 교과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를 독자 분들께서도 파악하셨을지 모르겠다. 바로 근·현대사 교과서 고치기 문제 때문이다. 이미 뉴라이트는 노무현 정권 시절에 자신들이 만든 교과서 시안을 공개한 바 있었다. 그러나 뉴라이트 사학의 주장은 학계의 정설이 아니었던 까닭에 말 그대로 그들만의 교과서 시안으로 끝났다.


그런데 올해 들어 뉴라이트가 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대안교과서를 시중에 출판하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을 고쳐야 한다고 직접 나서서 주장하고 있다. 이전 글 자학사관 류의 주장이 대두된 것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마디로 정권이 교체되었으니, 이 기회에 “좌(左) 편향된 교과서를 고쳐야 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인 것이다. 이명박 정권도 조금씩 이에 편승하는 발언을 내고 있다.


그러나 정치 혹은 경제 단체인 뉴라이트나 대한상공회의소, 한나라당 등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든 간에, 역사 교과서를 고치는 문제에 그들이 적극 개입하려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역사 교과서는 ‘좌 편향’ 이외에 어떠한 문제도 없는 것일까? 현재 한국의 역사 관련 교과서로 중·고등학교 『국사』,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고등학교 『세계사』의 4권의 책이나 있고, 이외에도 각종 사회 교과서에 역사 관련 내용들이 포함되어있는데, 문제점이 그것 하나밖에 없을까?


국사 교과서의 앞부분 하나만 살펴보자. 국사 교과서는 고조선을 ‘군장국가’로 설명하고 있다. 이른바 ‘군장국가(고조선) -> 연맹왕국(부여, 초기 고구려) -> 고대국가(삼국)’ 라는 등식. 그런데 이미 학계에서는 고조선을 고대국가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교과서에는 고조선의 건국 연대를 『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라 “기원전 2333년이라고 전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니 일단은 학계의 정설로 되어있는 기원전 10세기 건국설에 따라 살펴보겠다(필자가 이 정설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님).


고조선이 최소한 기원전 1000년경에 탄생한 국가라면, 한(漢)나라 무제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기원전 108년이므로 최소한 9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셈이다. 그런데 거의 천년이나 되는 기간 동안 고조선이 군장국가 단계에 머물렀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다. 어찌 천년이나 되는 기간 동안 국가가 발전하지 않고 정체되었단 말인가?


특히나 옆 동네를 살펴보면 이는 더더욱 설득력이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중원(中原)이라는 옆 동네에서는 이미 상주(商周)시절에 군장국가를 탈피하고 종법제도가 나왔으며 춘추전국시대에는 패자(覇者)가 되겠다고 경쟁하다가 각기 왕을 칭하고 전쟁을 벌이는 등 이미 고대 국가의 수준에 도달했다. 아마도 시황제의 진(秦) 제국이나 한(漢) 제국을 보고 군장국가라거나 연맹왕국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그런데 최소한 기원전 10세기에 건국되었다는 고조선이 주(周)나라나 연나라, 진·한과 부딪히며 근 900년을 보내왔는데, 여전히 군장국가 단계를 탈피하지 못했다면 참으로 이보다 더한 어불성설이 없다.(이는 비유하자면 오늘날 미국은 현대적인 체계를 모두 갖춘 국가인데, 옆 동네 멕시코는 전근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


고조선이 당시 세계제국이던 한나라와 전쟁할 때만 해도 수만 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1년 이상을 버텼는데, 이런 말들을 듣고도 고조선을 군장국가라 부른다면 그 사람은 의도적으로 한국사를 낮추어 보는 자인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교과서가 고조선은 군장국가라 되어 있고, 역사 교육에서도 이 등식은 항상 버젓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국사』의 첫머리, 아주 작은 것도 아닌, 한국사를 이해하는 틀인 고조선의 국가적 단계에 대한 문제부터가 틀렸는데 나머지 내용들에도 문제가 많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이미 학계에서는 고구려의 시조를 광개토태왕릉비문을 따라 추모왕(鄒牟王)이라 부르며 부여의 동명왕(東明王)과 구분하고 있는데, 교과서에는 아직도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이라는 이름으로 서술되어있는 등 문제점은 많다.


필자가 조금 장황하게 역사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 가운데 하나를 설명하였는데, 필자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지금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고치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관심이나 있기는 한 것일까?” 그들이 현재의 시국,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든, 학문적 영역이며 학생들에게 교육의 대상인 역사 교과서를 고치는 것은 그들이 역사학에 관심을 갖지 않는 한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이 근·현대사의 특정 부분에만 관심을 갖고서 고치려고 적극 개입하는 것은, 이미 그들 스스로가 역사 교과서를 학문적 차원에서 수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자기 입맛에 맞게 고치려고 하는 것일 뿐임을 드러내고 있는 셈인 것이다.


더군다나 좌 편향이라고 말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근거를 들어야 하는데, 그들은 교과서가 좌 ‘편향’되었다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적이 없다. 단지 자신들의 입장에서 몇몇 주요한 내용을 달리 서술했을 뿐이다. 이렇듯 근거조차 확실하지 않은 좌 편향 문제보다, 고조선의 국가적 단계에 대한 문제가 잘못 기술된 것이 역사학에서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교과서를 함부로 고칠 권한이 없다. 이미 교과서를 학문적 영역이 아니라, 정치적 시녀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다. 한 발 물러서서, 뉴라이트가 노무현 정권 시절 시안을 낼 때까지는 좋았다. 물론 뉴라이트 자체가 이미 정치 단체로 출범했지만, 교과서 시안을 발표할 때는 분명히 학문적으로 대응한 것이었고, 그것이 곧바로 교과서가 되지는 않는 것임을 그들도 알았다. 엄연히 교과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학계의 정설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학설의 가치가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다(오히려 당시 폭력으로 대응했던 4·19 관련 단체들이 더욱 문제가 컸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에 편승하여 교과서를 고치라고 주장하거나, 정부의 권위에 힘입어 자신들이 출판한 대안교과서를 교과서로 채택하려고 하는 것은 이미 그들의 목적을 모두 보여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역사 교과서가 수정되어야 하다니, 역사 교과서가 정치의 들러리인 줄 아는가? 특히나 최근에 교과부 장관의 발언("편향된 역사교육에 따라 청소년들이 반미, 반시장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과 국무총리의 발언("학자에만 맡겨두지 마라.")은 이들의 목적을 아주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과거 80년대 재야사학자들이 국정 교과서인 국사에 자신들의 내용을 반영하려고 할 적에는 독재정권 시절이었으니까 나름 이해가 된다(게다가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엉성한 것인지는 차치하더라도, 정치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민주화된 시대에 정부의 권위에 편승하여 역사 교과서를 함부로 뜯어고치려 한다면, 그들은 영원히 역사에 오점을 남길 것이다.


p.s 참고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고치려고 하는 사람들과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새겨들었으면 한다. 교과서를 어떻게 고치든, 한국의 청소년들은 대개 그것에 별 관심이 없으며 내용이 달라졌다고 큰 영향을 받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교과서는 단지 입시, 수능을 위한 참고서일 뿐이니까. 그들에게 역사의 관점에 대해 생각할 기회는 없으며, 단지 달달 외우고 끝나는 것일 뿐이니까. (즉, 역사 교과서 내용상의 문제점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교육의 방법을 바꾸어야한다는 의미이다)

by 두막루 | 2008/07/12 13:33 | 근·현대사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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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한단인 at 2008/07/13 06:20
1. 음.. 천년의 시간 동안 발전이 없었을까? 란 대목에서 갸웃했는데.. 그 말을 역으로 뒤집으면 시간이 흐르면 항상 '발전' 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이 발전이란 말은 단선 사관의 일종으로 어떤 목표점을 향해서 끊임없이 그 목표 수치에 도달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목표점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발전하는 속도는 정해진 것인가요? 시간이 흘러서 '변화' 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발전'이란 명제로 시간을 가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발전이란 명제를 상정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진보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도 존재하지요. 변화의 흐름이 반드시 1차원적인 선에서 한 방향으로만 이뤄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 변화의 방향은 2차원적인 면에서 사방으로 갈 수도 있고 3차원의 공간에서 위, 아래로, 혹은 사선으로, 아니면 빙글빙글 원을 돌듯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옆 나라에서 이러 저러한 발전을 이만한 시간 안에 이루었다고 해서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지요. 그건 그들 나름의 시공간적 맥락에 따른 변화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2. 해석하시는 분들에 따라서 국사파동을 전또깡 시절의 정치적 목적에 편승하는 것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 경우는 조금 해석이 과하지 않았나싶긴 하지만..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7/13 14:34
일단 덧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하시는 분들이 너무 적은지라 덧글이 잘 달리지 않는다는...;;

1. 역사가 항상 진보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김용만 선생님께서 쓰신 글도 있죠..
다만 제가 현대의 미국과 멕시코를 들어 비유하였듯이, 옆 나라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고조선이 부족 국가라거나 군장 국가로 머물 수는 없다는 요지로 언급해 보았습니다. 멕시코를 근대적인 체계를 전혀 갖추지 못한 나라로 볼 수는 없지요. 바로 옆에 미국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지금 전 세계 국가들이 근대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죠)

물론 사례가 달라지면 이 이야기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주에 고구려라는 정치체가 있지만 그 북쪽 시베리아 지역에 정치체가 나타나지 않고 부족 단위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고조선 사례와는 다른 경우라서 일단은 제외시켜 보았습니다.


2. 저는 재야사학자들이 권력 목적을 갖고 행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당시 군부 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위 "웅비사관"이라는 것이 퍼졌다고 하는데, 만약 이들이 국사파동을 주도했다면 저 역시 신군부의 정치적 편승이라고 보겠습니다만, 재야사학자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군부들이 주도할 리도 없겠지만요)

물론 학문하는 사람은 굳이 권력 목적이 아니더라도 원칙적으로 아부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임승국이 그런 점에서 잘못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국사에 자신들의 주장을 반영하려고 한 것은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있었던 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즉 이러한 분위기 자체가 독재정권 시절의 일이었기 때문에 현재 뉴라이트의 상황과 동급으로 보아서는 곤란하겠지요.
Commented by 리스 at 2008/07/14 16:40
현행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2005년에 교과서포럼이 출간한 <한국현대사의 허구와 진실>이라는 책에 그러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거 같네요. 교과서포럼은 이번에 대안교과서를 출간한 단체입니다.

고조선 문제는 뭐... 한국 민족주의의 아이콘인 '단군'을 포기하지 않는이상 해결될거 같지는 않군요.(웃음)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7/14 21:23
덧글을 남겨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1. 뉴라이트 계열의 저서로는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외에는 대안교과서나 리스님께서 추천하신 책을 못본 저로서는 함부로 왈가왈부하긴 어렵습니다만, 고등학교 교과서를 보고서 제가 내린 결론으로는 확실히 "좌 편향"은 아닙니다. 편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려면 그 부분에 거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오히려 우익 관련 역사가 축소되었을 때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지금의 교과서조차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제 의견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몇몇 서술들이 (사실 관계라기보다는 주관적 측면에서) 잘못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을 한마디로 딱 잘라 좌 편향이라고 비판(사실상 비난이라고 봐야 하지요)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참고로 제가 작년까지만 해도 교과서를 배운 당사자로서 이 점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역사 시간에는 한 번도 졸지 않았거든요.


2. 고조선의 국가적 단계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문제에 민족주의 문제가 거론될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여 고조선을 한국사라고 보는 것에 반대하시는 입장이신지요. 제가 세계 밸리에 이 글을 올리기 직전 한양대 임지현 교수 관련 블로그 포스트를 보았습니다만, 저는 고구려가 어느 나라의 역사인가 하는 문제를 시대착오적인 인식이라고 일축하는 그의 견해에 반대합니다. 일단 입장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민족에 대한 저의 입장은 고생물 카테고리의 글 "경계점에 대한 생각 - 민족, 생물 분류"에도 일부 밝혀 두었습니다.

그리고 고조선의 국가적 단계, 즉 고조선을 어떠한 나라로 보는가 하는 문제는 근래 여러 발견들로 인하여 총체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분명 현재 교과서의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자신있게 고조선이 군장 국가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고조선을 비롯한 한국 상고사는 앞으로 제 전공 목표이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리스 at 2008/07/15 15:37
이글루스 한번 해볼려다가 귀찬아서 괐뒀습니다 (웃음)


1.<한국현대사의 허구와 진실>에 소개된 예 몇가지만 소개드리면, 먼저 북한측의 선전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서 북한의 실상을 미화하는 부분이 상당히 있구요. 대량아사와 인권문제같은 북한의 현실은 의도적으로 서술하지 안으면서 마치 북한주민들이 자유를 누리고 있다는 식으로 서술한 (금성교과서 299쪽)부분이 있겠구요. 다음으로 한국전쟁의 발발과 관련해서 브루스커밍스의 수정설중 그릇된 부분을 그대로 전재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북한이 의도해서 일으킨게 아니라 실질적 내전상태였다는 설 아시죠? 이건 새 자료들이 나와서 이미 틀렸음이 검증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대로 실려있조. 그리고 정부수립과정에서 분단상황이 마치 남한측의 잘못인듯 서술하고 있죠. 자세한건 책을 보시면 알게 되시겠습니다만, 현행 근현대사 교과서를 읽어보시고 아무 이상한 점을 못느끼셨다면 좀 (웃음) 하긴 일부러 찾으려고 하지 않는이상 잘 안보일 수도 있겠죠.

2. 고조선 문제는 민족주의와 불가분의 관련이 있습니다. 7차 국사교과서만 봐도 b.c2333년 이라는 동국통감의 설을 기정사실화 한 것을 볼 수가 있죠. 고조선의 형성 연도는 사학적으로 엄밀하게 보면 b.c 7세기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반만년역사'의 캐치플레이즈가 무조건적인 연대 끌어올려잡기를 행하고 있을 뿐이죠. 말씀하시는 '기원전10세기 건국설'은 청동기 시대의 상한이 즉 고조선 건국일것이다라는 '신앙'에 근거하고 있는것일 뿐입니다. 그나마 7차 교과서에서는 청동기 연대를 1000년더 소급해 b.c2333년을 사실화 했습니다만. (웃음)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7/15 19:02
1. 제가 본 교과서는 대한교과서(주) 책입니다. 일단 "좌 편향"이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은 위에서 드렸습니다. 의도적으로 찾지 않는 이상 잘 안보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좌 편향된 '부분'이 적다는 의미가 됩니다. 제가 금성교과서 책을 읽어보진 못해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대한교과서를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좌 편향이라는 총체적 평가는 지나칩니다. 또한 현행 교과서가 제아무리 검인정이라 하더라도 한국 입시 교육의 특성상 거의 판박이인 줄로 압니다. 금성교과서가 세부적으로 서술한 부분들 가운데 일부가 잘못된 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정도가 맞다면, 교과서를 뜯어 고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금성교과서의 일부 잘못된 서술을 정정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책일 것입니다.

대한교과서를 위주로 말씀드리면, 일단 해방정국에서 분단의 잘못을 남북한 양쪽 모두 있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남한 정부 수립에서는 유엔 총회의 인정을 받은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표현도 쓰는군요(첫부분과 253쪽). 그리고 한국전쟁 부분에서는 북한의 남침을 명시하였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커밍스 교수의 수정주의론적인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측의 선전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것은 없고, 단지 김일성 유일 독재 체제의 형성에 대해서 다루고 있군요.

교과서가 입시 교육으로는 너무나 부족하고, 학교에서는 실질적으로 EBS를 통해 최종 정리를 하니 수능특강 교재도 참고로 같이 말씀드리지요(EBS 수능특강 교재 내용이 입시공부의 기준이라는 것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역시 교과서와 내용은 다른 점이 거의 없는데, 김일성의 반대파 숙청과 독재 구축, 경제적 측면에서 체제 존립의 위협에 대해 꽤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자, 이로 보건대 "좌 편향"이라는 총체적 평가는 물론이고, 부분적으로도 좌 편향되었다고 볼 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금성 교과서가 얼마나 현행 교육 내용 수칙을 어기고 자의적으로 기술하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행 고등학교 교육이 좌 편향되지 않았다는 점은 충분히 설명된 것 같군요. 만약 좌 편향이라는 평가가 사실이라면, 저는 벌써 빨갱이가 다 되어 있을 겁니다.


2. 고조선의 형성이 사학적으로 BC 7세기를 넘을 수 없다는 주장을 너무도 자신있게 하시는군요. 그런데 고고학은 전부 무시하더라도, 기록만 보더라도 이미 고조선은 주(周)나라 초기에도 나옵니다. 기자조선설이 그간 논란거리가 되었는데, 정작 원(原) 기록이 묻혀지고 말았습니다. 『사기』에 따르면 은나라가 망하자 기자가 조선으로 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기자가 건너가기 이전에 이미 조선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BC 7세기는 『관자』의 고조선 기록을 근거로 하시는 것 같은데, 당시 제나라와 대등하게 무역을 하려면 고조선의 형성 연도가 더 올라가야 하는 것임은 불문가지입니다.

저 역시 신화에 나오는 BC 2333년을 근거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 학계의 정설인 BC 10세기도 과하다는 말씀은 좀 놀랍습니다. 고조선 전문 연구자인 복기대 박사님은 하가점하층문화와 뒤이은 릉하 문화를 고조선의 문화로 보고 계시는데, 이에 따르면 최소한 상대(商代) 혹은 그 이전으로 끌어올려져야 한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청동기 시대의 개시가 곧 국가의 출현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에서는 이미 하가점하층문화와 그 이전의 신석기 문명인 홍산 문화 등을 발굴하고서는 신석기 시대 때 이미 국가가 출현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홍산 문화를 비롯한 요하 문명 수준이 황하 문명보다 1000여년 앞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조선의 형성 시기가 글의 주된 내용이 아닌지라 굳이 요하 문명까지 들먹이지는 않으려 했는데, BC 10세기도 과하다는 말씀을 보고 놀라서 짧게나마 설명드렸습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다Ⅱ at 2008/07/18 09:11
두막루라는 닉, 그리고 무려 복기대.

수준이 뉴라이트 이하라는 말과 동일하게 이해해도 될까.
Commented by 두막루 at 2008/07/18 11:20
드디어 나왔군요. 시비걸기.
두막루라는 닉이 뭔지는 알고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복기대 박사에 대해서 당신은 얼마나 아시고 말씀하시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참고로 말씀드리건대 저는 원래 블로그 활동에 앞서서 다음의 역사 카페(우리역사문화연구모임)에서 활동한지 꽤 되었기 때문에, 인신공격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이글루스의 일부 분위기와는 다릅니다. 즉 인신공격을 싫어합니다(그러는 분의 인격 수준에 대응하고 싶지 않아서요). 지금까지는 별로 인신공격성 댓글이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아 관련 규정을 안 두었는데, 곧 글을 올려야겠습니다.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시다면 예의를 갖추어 반박해 주십시오. 제가 리스님의 댓글에 님처럼 수준 이하의 댓글을 달지는 않았습니다.

p.s 아, "뉴라이트 재단도 병신이긴 마찬가지인데요"라는 말 때문에 자극받으신 것 같군요. 저는 분명 "이런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즉 님의 표현을 그대로 따와서 사용한 것일 뿐이죠. 저는 안병직, 이영훈이 있는 뉴라이트 재단도 별로 신통치 않은 분들의 모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쓴 뉴라이트도 재단을 가리키는 것이었고 이를 비판한 것이었으니, 제가 그런 표현을 썼다고 문제가 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인신공격적인 투가 있다면 '병신'이란 표현은 정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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