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04일
친일파 청산에 딴지거는 논리에 대한 비판 하나.
이른바 물타기 수법 6가지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들에게 한가지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그러면 이완용이나 이용구, 송병준 같은 이들도 국민들과 같은 친일파인가? 이들은 용서되는 것이며 전 국민이 친일파였으니 친일파는 없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해 저런 댓글들은 친일파의 기준과 범위를 무시한 언급이다.
따라서 우선 친일파에 대한 정의와 그 범위를 논해보기로 한다.
친일(親日)이라는 용어는 대략 2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하나는 잘 알려진 바처럼 “1904년 러일전쟁이 끝난 이래로 일본 제국주의의 정책에 협력하며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고 작위 등 온갖 혜택을 받은 사람들”로 정의할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려는 생각이나 태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여기에서 2가지 의미로 나뉘어진다고 한 것은, 러일전쟁 이전 일본의 힘을 빌리려 했던 갑신정변 세력이나 러일전쟁에서 동양평화를 내세운 일본을 지지했던 손병희 선생, 을사늑약 이전 일본을 우호적으로 바라보았던 이동휘 등의 사례가 전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근대 한민족에게 일제와 더불어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긴 자들은 전자에 속한 자들이었으며, 친일파라는 용어는 흔히 이들을 가리켜 사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언급하는 친일파가 전자를 가리키는 용어임을 독자 분들께서도 숙지해주시길 바란다.
(따라서 러일전쟁 이전에 일본에 우호적이었던 사례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본 글의 주제가 아니므로 자세한 언급은 않겠지만,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던 갑신정변 세력들 가운데에도 나중에 친일파가 되는 인사들이 나오는 등 사실 경계가 분명하지는 않다. 게다가 갑오개혁 역시 일제라는 외세의 강요 하에 진행된 것이므로 친일의 범위에서 제외시키기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손병희나 이동휘 등이 러일전쟁이나 을사늑약을 기점으로 하여 강력한 항일독립운동가가 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단은 친일파 시작의 경계를 한반도에 대한 일제의 영향력이 확고부동해지는 계기가 된 러일전쟁 정도로 한정시켜서 보려고 한다)
친일파, 친일 세력의 형성 과정에 대해서는 『우리 역사를 의심한다』의 여러 글 가운데 한국 근현대사의 개척자인 강만길 선생님의 글 “우리 사회의 냉전세력들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다루고자 한다. 이에 따르면 친일파 형성 과정은 크게 3 단계에 걸쳐서 형성, 확대되었다.
첫 번째는 일제의 조선 강점 당시 이에 찬성하고 부역한 대한제국의 황족들과 고급관료들로서 일제 당국으로부터 귀족 대우를 받았던 자들이다. 두 번째는 3·1운동 후 문화통치로 불린 일제의 민족분열정책 때 민족주의 세력 가운데 타협주의로 돌아선 자들로, 이 시기에 각계각층의 친일파들이 양성되었다. 세 번째는 중일전쟁 이후 대륙 침략에 나서게 된 일제가 조선인들에게 전쟁 협력을 요구하면서 확대재생산되었는데, 교육자, 행정 관료, 경찰 관료, 일본군, 만주군 등이 확대 채용되었고 친일파들은 조선인을 침략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선전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기 쉬운 부분은 세 번째 단계의 친일파인데, 이들 가운데 창씨개명을 강요당하거나 일제의 억압에 못이겨 병사로 동원된 일반 국민들까지 친일파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당시 친일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개 첫 번째나 두 번째 단계의 친일파들이 나서는 경우가 많았으며, 일제의 강요라 하기에는 너무나 적극적으로 연단에 나서 일제의 전쟁을 찬양하고 전쟁공출에 앞장선 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어찌 동족을 고문하기로 악명높았던 고등계 형사 노덕술이나 동족을 전쟁터로 내몰았던 일본군 대좌 이응준과 일반 국민들이 같단 말인가? 앞으로 친일파 문제와 관련하여 이따위 망언을 하는 자들은 부디 없기를 바란다. 제아무리 친일파를 옹호하고 싶어도 전 국민들을 친일파로 몰아세운단 말인가? 그런 주장을 일삼는 자신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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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5/04 19:46 | 근·현대사 | 트랙백 | 핑백(2)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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